"김 비서."
"네, 실장님."
"내 휴대폰."
"지금 실장님이 들고 계신데요."
"아니, 이거 말고. 내가 아까 자네에게 맡긴 내 개인용 휴대폰."
"네? 아까 맡긴… 어어?"
조수석에 앉은 김 비서의 당황한 목소리에 뒷좌석의 시경은 이메일을 체크하고 있던 휴대폰을 내려놓고 허리를 폈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은 수습기간동안 시경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가방이며 포켓을 뒤지는 김 비서의 안색이 점점 새파래지고 그에 따른 시경의 눈썹도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죄, 죄송합니다. 실장님. 아까 점심식사 한 식당에 두고 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눈에 띄게 덜덜 떨리는 김 비서의 목소리에 시경의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
"차 돌려, 당장."
시경은 근위대 시절부터 휴대폰을 두 개 가지고 있었다. 용도를 엄격히 분리해 하나는 업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개인용이었다. 업무용 휴대폰에는 시경이 처리하는 온갖 종류의 일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시경은 절대 몸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용의 경우 간혹 일하는 도중 부하나 수행직원에게 맡겨놓기도 했다. 시경의 개인용 휴대폰으로 오는 연락의 거의 대부분은 재신이었고 재신은 시경이 일하는 동안에는 거의 연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잃어버렸을 경우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히 업무용 휴대폰이었다. 하지만 시경 개인적인 문제는 또 다른 것이었지만.
"죄송합니다, 여긴 없는데요. 누가 가져간게 아닐까요?"
온 길을 되짚어 마지막으로 들렀던 까페의 종업원이 정말 미안한 얼굴로 말하자 시경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고 김 비서와 수행원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부마의 개인 휴대폰이 분실되었다. 이것은 보통 큰 일이 아니었다. 시경은 딱딱한 얼굴로 서둘러 환궁했다. 분실된 것이 확실한 이상 대책을 세워야 했다. 서둘러 휴대폰을 중지시켰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뭐? 휴대폰을 잃어버려?"
아, 스트레스. 재하가 머리를 감쌌다. 표정 변화가 많지 않은 시경의 얼굴도 난색이었다. 그래서, 그 안에 뭐가 있는데?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두드리던 재하가 시경을 쳐다보았다.
"제 개인적인 연락처는 많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공주님, 아버지, 근위대 직속부하들과 옛 친구들 몇 정도입니다."
"왕실 관련 사람들 휴대폰 다 해지시키고 번호 바꿔. 재신이랑 아저씨부터."
"말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건 별거 없습니다만…"
"없는데 뭐,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공주님 사진이."
사진이라는 말에 재하의 미간이 확 찌푸러든다. 사진? 무슨 사진? 재하의 물음에 시경이 당황하자 재하가 숨도 쉬지 않고 시경을 몰아붙였다. 설마 너 뭐 이상한 사진 찍은건 아니겠지, 어? 막 재신이 그런 사진 말이야. 이게 겉만 안그렇게 생겨서 음흉하다니까. 혹시 뭐 동영상 이런 것도 찍었어? 걔 누군지 알지? 공주야, 공주. 인터넷에 이상한 사진 올라오기라도 하면…
"그런 사진 아닙니다!"
"…뭐?"
"그냥, 그냥 공주님 사진입니다."
아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하지 얜 맨날 큰소리야… 벌컥 나오는 큰 소리에 재하가 금방 꼬리를 내렸다. 아오, 진짜. 추적도 안되고, 미치겠네. 부마도위가 휴대폰을 잃어버리다니, 말이 돼? 산만하게 집무실 안을 왔다갔다 하던 재하가 이내 평정을 되찾고 다시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재하가 의자에 앉기가 무섭게 노크와 함께 비서실 직원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전하, 실장님. 인터넷에…"
재하가 급하게 인터넷창을 켜고 시경도 옆에서 함께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인터넷에 뜬 것은 사진이 아니었다. 카카오톡 메시지창 캡쳐 화면들이었다.
「은시경씨♥ 오늘 언제 와요?」
「일곱시 전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나 엄마한테 고등어 맛있게 굽는 법 배웠으니까 저녁에 고등어 구워줄게요~♥」
「네 기대할게요 공주님 ^^」
「으앙 어떡해 ㅠㅠ 한쪽이 까매졌어 ㅠㅠ 한쪽은 잘 구웠는데 ㅠㅠ」
「괜찮아요, 공주님. 곧 도착해요.」
「안돼 ㅠㅠ 우리 남편한테 어떻게 까만 생선을 먹여 ㅠㅠㅠㅠ 난 몰라 ㅠㅠ」
「공주님, 아침 드셨어요?」
「공주님?」
「공주님, 아직 주무세요?」
「어디 아프신건 아니시죠?」
「아 미안해요 ㅠㅠ 어제 항아 언니랑 너무 늦게 자서 늦잠 잤어요」
「왕비님은 환궁하셨습니까?」
「응 아침부터 오빠가 빨리 오라고 난리난리 하며 수행원들 보내서 좀 전에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갔어요」
「어제 몇시에 주무셨어요?」
「네시쯤 잤나?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서 언니랑 끝까지 봐버렸어요 ㅠㅠ」
「뭐 보셨는데요?」
「다모 알아요? 디게 옛날 드라마인데 언니가 보고싶다구 그래서 같이 봤어요. 여주인공이 조선시대 여자 형사인데 언니 닮은 배우로 유명하거든요! 근데 결말이 너무 슬퍼서 언니랑 둘이 엄청 울었어 ㅜㅜ」
「많이 우셔서 어떡해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눈이 반쪽이야. 시경씨 보면 막 웃길걸?ㅋㅋ 개구리같아졌어. 빨리 다시 이뻐져야 하는데. 서울엔 언제쯤 도착해요?」
「여섯시 반쯤 도착할 것 같습니다. 궁에 들러서 간단히 정리만 하고 바로 들어갈게요.」
「응 ^^ 일 다 잘 마치고 오세요 우리 신랑~ 쪽쪽♥_♥」
「영화제 일정이 죽죽 밀려요 나 열두시나 되야 끝날거 같아」
「저녁은 드셨어요?」
「안돼 지금 뭐 먹으면 배나와서 드레스핏 망가져! 끝나고 먹을래」
「배고프시잖아요.」
「끝나고 집에 가서 은시경씨랑 먹을래~ 은시경씨는 저녁 먹었어요?」
「이제 먹으려고 합니다.」
「거짓말. 궁내식당 저녁 시간은 삼십분 전에 끝났거든요. 밥 거르지 말라니까.」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할머니네 가서 떡볶이랑 오뎅이랑 사와요. 집에 가서 같이 먹게.」
「출발하실 때 연락 주세요.」
「응응♥♥♥♥」
「시경씨 언제와 나 외로워 ㅠㅠ」
「금방 가요. 지금 출궁했어요.」
「노동부에 이재하를 고발할거야」
「전하가 공주님하고 먹으라고 간식도 챙겨주셨어요」
「내가 그런걸로 넘어갈거 같아? 그런 일차원적인 공작은 오빠나 통하지」
「뭔데?」
「고구마하고 옥수수요. 대비마마께서 삶으셨대요.」
「으으으 빨리 와요」
「네^^」
「공주님 오늘 치마가 너무 짧으신데요.」
「뭐가 짧아요 장애아동재활센터 개소식이라 얼마나 단정하게 입고 왔는데」
「무릎이 다 보이지 않습니까」
「아니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인줄 알아요?? 내가 치마저고리 입고 다녀야겠어??」
「저는 최소한의 복장에 대해 말씀드리는겁니다」
「와 진짜」
「와」
「누가 보면 내가 핫팬츠 입고 개소식 나온줄 알겠네」
「내가 내일부터 발목까지 오는 것만 입고 다닌다 진짜」
「남편 무서워서 옷도 내 맘대로 못입겠네」
「그럼 의상팀에 그렇게 전해두겠습니다.」
「응?」
「설마 진짜?」
「은시경씨」
「자기?」
「자기 전화 좀 받아요?????」
「야 은시경!!!!!?????」
직원과 재하의 시선이 나란히 시경을 향했다. 짜게 식은 두 사람의 눈빛을 눈치채지 못한 시경만이 떨떠름하게 모니터와 재하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다. 이게 최근 재신이가 공식행사에 롱스커트만 입고 다닌 이유였냐. 대한민국 공주와 부마가 '공주와 기사'라는 타이틀만큼이나 얼마나 손발이 오그라들게 애정행각을 하고 다니는지는 이미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이렇게 둘 사이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보게 되는건 또 새로운 차원의 정신공격이었다. 재하의 얼굴이 정신적 데미지로 일그러지거나 말거나 시경은 자신과 재신의 사적인 대화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 때,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바뀌며 다시 한 번 공주의 이름이 검색어에 올랐다.
"이재신 미공개 사진? 뭐야 이건."
검색어를 클릭하자 이미지 창이 뜨며 여지껏 대중들이 보지 못했을 재신의 사진이 수십장 뜬다. 토끼귀 머리띠를 하고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재신, 앞치마를 두르고 진지한 표정으로 찌개의 간을 보고 있는 재신, 손에 커다란 모카빵을 들고 양 뺨이 미어지게 빵을 먹고 있는 재신, 앞머리를 묶어올려 이마를 드러낸 채 쿠션을 품에 안고 티비를 보고 있는 재신의 옆모습, 건반 앞에 앉아 악보를 고치고 있는 재신, 신궁이나 신혼집을 배경으로 한 평소의 재신의 모습들 사이 간간히 재신과 시경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섞여 있었다. 신혼여행 때가 분명한 이국적 풍경이나 두 사람의 집 안을 배경으로 재신은 환하게 웃고 있었고 시경도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아, 스크롤을 내려 사진들을 확인한 시경이 복잡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책상을 짚고 있던 팔을 떼고 몸을 일으켜 집무실을 나가려는 시경을 재하가 붙들었다.
"어디가?"
"유출자를 잡아야 합니다."
"잡아서 뭐하게?"
"예?"
무슨 말을 하냐는 듯 시경이 미간을 찌푸리자 재하가 의자에 몸을 기대고는 빙그르르 한바퀴 돌았다. 유출자는 잡긴 잡아야지. 그치만 사진이며 너네 카톡 대화며 이미 퍼졌어. 유출자 잡아도 원상복귀 불가능해. 유출자 잡는건 전산팀이랑 근위대한테 맡겨. 잡아서 휴대폰이랑 유심카드 회수하고 적당히 겁주는 척 한 다음 너그럽게 풀어줘. 재하의 앞에 서 있는 시경의 표정이 풀리지 않자 재하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어차피 회수 못할거면 좋은 쪽으로 이용해야지."
"좋은쪽…이라니요?"
"홍보팀에 연락해서 소박하고 예쁜 공주의 평소모습, 알콩달콩 잘 사는 공주와 부마의 신혼, 뭐 이런걸로 이미지메이킹 해. 기사 뜨는거 확인 잘하고. 더 캐려는데 있으면 비서실에서 차단해."
"하지만 이건 공주님 사생활입니다, 전하!"
"온 인터넷에 다 퍼진게 어떻게 아직도 사생활이야? 니가 꺼림칙해하는건 알겠지만 이 사진이며 카톡 유출지가 니 폰인거 잊지마. 그리고 정 마음에 걸리면 재신이한테 물어봐."
아까와는 달리 시경의 큰 소리에 재하가 지지 않고 강경하게 답한다. 왕실이 이런 곳이라는 것을 시경도 모르지 않았다. 재하는 왕실의 대외 이미지와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그 스스로도 거리낄 것 없이 팔아제꼈다. 하물며 이미 퍼질대로 퍼진 동생의 사진이니. 이것이 늘 왕실이 해오던 방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경은 막상 자신과 재신이 그 대상이 되니 불쾌하고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실수가 자신의 비서로부터 비롯된 것이고 결국 자신의 책임이라 하더라도. 복잡한 기분으로 재하의 집무실을 나온 시경에게 다른 비서가 휴대폰을 건넨다. 공주님이십니다. 그 말에 시경이 휴대폰을 받아들었다.
「은시경씨?」
"공주님,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김 비서가 잃어버렸다며. 뭘 어쩌겠어요, 이미 잃어버린거. 뭐 위험한건 없는거죠 그 안에? 기밀이라든가.」
"네. 개인용이라."
「그럼 됐어요. 사진 뜬거 봤는데 다 예쁘던데 뭘. 굴욕샷도 없고. 카톡은 뭐… 어쩔 수 없지. 괜찮아요, 휴대폰만 찾으면 되겠네. 이왕 이렇게 된거 공주 평소 모습 이미지 관리 좀 하지 뭐. 알콩달콩 예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도 좀 보여주고. 홍보팀에서 알아서 할거죠?」
"…공주님."
아직 묻지도 않았는데 재신이 재하와 정확히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이게 평생을 궁에서 보여지는 삶으로 살아온 왕족의 본능인걸까. 시경의 목소리가 굳은걸 느낀 재신이 수화기 넘어로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은시경씨. 걱정 마요. 누드샷이 유출된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심하게 걱정해. 다정한 목소리에도 시경이 풀리지 않자 재신의 목소리가 밝게 한 톤 높아진다.
「오늘 일 때문에 비서실도 일 많죠? 내가 궁으로 갈게요.」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씁. 아내가 간다는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 비서실에 예쁜 여직원 숨겨둔거 아니면 얌전히 기다리죠?」
뚝 끊긴 전화를 보는 시경의 표정도 비로소 한결 편안해졌다. 비서가 저지른 실수로 인해 공주는 난데없이 휴대폰 번호부터 바꿔야 했고 남편과 나눈 대화며 평소 모습이 담긴 수십장의 사진이 그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인터넷에 나돌아야했다. 그런데도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대응하는 그녀가 시경은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안쓰러웠다. 그 담대함은 지난 시간동안 그녀가 언론과 대중에게 노출되며 고스란히 받아온 상처가 단단히 아물며 생긴 것일테니. 짧게 한숨을 내쉰 시경은 비서실을 향했다.
"홍보팀과 연락해서 사진이며 기사들 관리해. 전산팀과 근위대가 유출자 잡는대로 휴대폰, 유심카드 회수하고. 언론사에 연락해서 공주님 사진이나 기사에 달리는 인신공격성 악플 바로 삭제하도록 압력 넣어."
시경의 명령에 비서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시경의 시선이 가장 문가 쪽 책상에 앉은 김 비서를 향했다. 시경의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그는 평정을 찾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었다. 갓 비서실에 들어온 신입 비서가 저지른 실수 치고는 지나치게 컸고 그 결과가 지금 궁에서 일하는 모두를 퇴근도 못하고 야근에 매달리게 하고 있었다. 시경의 발걸음이 천천히 김 비서를 향했다.
"그, 실장님. 제가. 그."
"원래대로라면 자네에게 감봉이나 정직 처분을 내려야겠지만…"
…전하도 공주님도 그러길 원하시지 않을 것 같군. 시경의 말에 비서의 시선이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두 팔에 한가득 쿠키와 음료수가 담긴 봉투를 든 재신이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미안해요, 나 때문에 다들 야근 하느라. 간식 좀 먹으면서 해요."
시경이 재빨리 재신의 손에서 봉투를 받아들었다. 시경을 올려다보며 재신이 곱게 웃었다.
+ 네티즌 반응
[공주님 사진 대방출] 밤새 달리자!!!!
아놔 부마님 이런 사진 혼자 보기 있기없기??? 존예다 진짜ㅜㅜㅜㅜㅜㅜㅜ
ㄴ 공주님 공식행사랑 느낌이 완전 달라... 표정이 공주가 아니라 여자야 ㅠㅠ
ㄴ 왜 공주님은 쌩얼에 이마 까도 이쁨? 내가 하면..
ㄴ 티비보는거 봐 ㅜㅜㅜㅜ 공주님 뭐보세여?? 같이 봐여..
ㄴ 다모 보시는거 아니냐긔 ㅋㅋㅋㅋㅋㅋ
ㄴ 카톡ㅋㅋㅋ 아놔 뭔 다모를 이제 보시냐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왕비님이 북한에서 오셔서 좀 늦으시나봄.. 다모 재밌져..ㅋㅋㅋㅋ
ㄴ 시가 보셨나 난 하배우 작품 중 채옥이보다 길라임이 더 왕비님 닮은듯
카톡 봐 진짜 알콩달콩... 고등어 태우셨냐곸ㅋㅋㅋㅋㅋㅋ
ㄴ 난 공주님이 고등어를 직접 구웠단 사실이 더 쇼크임 난 궁인들이 다 해주는줄
ㄴ 찌개 간보는 사진도 있잖아 ㅠㅠ 앞치마 귀여워
ㄴ 공주님 앞치마 완판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주님 이제 옷도 모자라 앞치마까지..
ㄴ 까만 생선이래 왤케 귀엽냐 진짜...
공주님의 롱스커트에는... 비밀이 있었던 거시다.......ㅋㅋㅋㅋㅋ
ㄴ 근데 재활센터 개소식 때 공주님 치마 짧냐? 걍 정장라인 아님?
ㄴ ㅇㅇ 그냥 펜슬스커트 정장이면 그정도 아님? 특별히 짧지도 않음
ㄴ 부마님 혼자 조선시대 사시는듯
ㄴ 카톡ㅋㅋㅋㅋㅋ 공주님 처절해 ㅋㅋㅋㅋㅋㅋ 부마님 불러도 대답안하심
ㄴ 비서실장 직권남용
ㄴ 의상팀한테 말해놓겠댘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이정도는 아니었잖아 솔직히
ㄴ 공주님 공식 행사 의상은 긴게 많긴 했지.. 하지만 사복은..ㅋㅋㅋㅋㅋ
ㄴ 공주님 사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부마님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야 근데 부마님 폰 잃어버린 비서 어케됨? 우리야 공주님 사진이나 카톡 보고 좋은데 솔직히 비서 입장에선 완전 큰 실수 아니야? 부마님 폰에 있는 사생활이 다 유출된건데... 좀 걱정된다 그러게 왜 잃어버려서;;
ㄴ 신입이라 주의만 받고 정직이나 감봉 그런건 없었다더라 다행인듭
ㄴ ㅇㅇ 다행이 안에 내용이 막 논란될만한게 아니라..
ㄴ 전하가 엄중히 주의만 주라고 하셨대 일이 그나마 좋은 방향으로 풀려서 천만다행
공주님 야식 간식 이런거 되게 좋아하시나봐 ㅋㅋㅋ 떡볶이니 고구마니 ㅋㅋㅋ 사진도 빵 먹고 있는 사진ㅋㅋㅋㅋㅋㅋㅋ 졸귀 ㅋㅋㅋㅋㅋ
ㄴ 근데 살이 안찌는게 함정
ㄴ 난 먹는대로 찌는데 아놔 공주님...
ㄴ 라면도 드실까.. 라면같은거 안드실거 같아
ㄴ 전에 궁에서 일했던 사람한테 들었는데 공주님이랑 전하랑 라면 다 좋아하신대 ㅋㅋ 밤에 두분이서 끓여드시고 그랬다고.. 선왕 비 마마가 밤에 라면 먹지 말라고 혼내셨다던데 ㅋㅋㅋ
신혼집 인테리어 이쁘다.. 벽지 이쁨돋음 소파도 이쁘고 ㅜㅜ 전체 보고싶다
ㄴ 다음달 왕실 방송에서 특집 한다던데??
ㄴ 레알?? 편성표 찾아봐야겠다
ㄴ 다음달 왕실 방송에서 공주님+부마님 특집하고 홈페이지에 인터뷰랑 공식 사진 뜬다고 했음 ㅇㅇ!!
++
"그래도 금방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 그쵸?"
"네."
"사진도 다 이쁜거구. 어떻게 이렇게 이쁘게 찍었대? 이쁜 것만 남겨놨어?"
"어떻게 찍어도 다 예쁘시던데요."
"어, 그렇게 말해도 아무것도 없는데."
"뭐 바라고 말한거 아닙니다."
"정말? 정말 아무것도 안 바라고 말한거야? 아무것도 안 줘도 돼, 정말?"
"…공주님."
"흐음… 꺄악, 꺄하하, 알았어요, 알았어. 근데에, 그 사진은 어딨어?"
"그 사진이요?"
"그… 전에, 그, 은시경씨가 나 찍은거. 밤에."
"아… 그 사진이요."
시경이 침대 옆 협탁 서랍을 열자 몇군데 개조된 흔적이 있는 스마트폰이 보였다.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자 화면이 점멸하다가 이내 휴대폰이 부팅되기 시작했다. 시경에게서 휴대폰을 건네받은 재신이 사진첩을 열자 딱 한장의 사진이 보인다. 긴 붉은색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어깨를 드러낸 채 몸에 시트를 감고 있는 재신의 사진이. 드러낸 어깨와 목덜미에 남겨진 흔적들이며 자신의 표정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열락의 잔상에 재신은 괜시리 부끄러워져 휴대폰을 다시 시경에게 내밀었다. 유, 유출되면 진짜 큰일나는건 이 사진인거 알죠? 시경이 재신에게 휴대폰을 받아 다시 휴대폰을 서랍에 넣었다. 걱정 마세요. 와이파이도 안되고 데이터 전송도 안되고 켤 때 비밀번호 틀리면 바로 초기화되니까요. 시경의 설명에 재신이 복잡한 얼굴로 시경을 바라보았다. …와, 내 사진이니까 쓸데없이 철저하다고는 말하기 뭐하지만 남이었으면 약간 질렸을거 같아.
"근데 은시경씨."
"네?"
"그렇게 열심히 개조했는데 한 장 넣어놓긴 좀 아깝다. 우리 다른 것도 찍을까?"
"…공주님."
"또 정색하고. 농담이에요. 농담. 꺅, 잠깐만. 자, 잠깐, 시경씨…!"
_
은부마 휴대폰 잃어버린 이야기는 원래 원시리즈 어딘가에 넣을까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결혼 뒤 이야기로 한 번 써보았습니다.
_
라면은 제가 좋아하죠… 라면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하고.
_
그래서 개조된 휴대폰에는 사진이 좀 늘었을는지? :-)
_
즐거운 주말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보다 만 미드를 마저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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